불가지론1 어느 엄마의 죽음 혜린이는 현관문을 열면서 엄마가 있는가부터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소파에 앉아 있던 엄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혜린이에게 쏟아부었다. “너, 학원 가야 할 시간 알면서 왜 이리 늦었어! 전화는 왜 안 받아!” “지금 바로 가면 되잖아! 조금 늦은 것 가지고 왜 그래!” “저녁은? 빨리 와. 한 수저라도 뜨고 가자.” “됐어. 배 안 고파!” 혜린이는 자기 방문을 쾅 소리 내며 닫고 들어갔다. ‘집이 감옥이야, 감옥’ 혜린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빨리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갔다. 엄마는 팔짱을 끼고 못마땅하다는 듯이 그런 혜린이를 바라보았다. “학원 끝나고 바로 와!” 엄마가 뒤에서 소리쳤다. 영어 학원은 그럭저럭 버틸 만했는데 수학 학원에서는 친구들 꼬임에 넘어가고 말았다. ‘에라 모르겠다. 이왕 .. 2021. 6. 14. 이전 1 다음